휴가차 남해로 여행 왔을 때, 서울에서와는 다르게 음악을 듣지 않게 되었다는 글을 블로그에서 봤어요
서울과 남해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어요. 그 당시 휴가자의 입장에서 마음의 차이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평소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곤 했는데, 남해를 여행하는 동안은 음악을 듣지 않게 되더라고요. 대신 풀벌레 소리, 파도 소리, 바람 소리에 빠져들었어요. 도시에 있을 땐 사람이든, 건물이든, 해야 할 일이든, 무엇이든 항상 넘쳐나잖아요. 그래서 늘 외부의 넘치는 자극들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급급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로 붐비는 출퇴근길에 크게 노래를 틀어놓고 양쪽 귀에 이어폰을 질끈 꽂고 다닌 것도 일종의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었던 거죠. 그런데도 늘 어딘가 비어있는 것 같고, 끊임없이 채워야할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저절로 채워지는 것들이 많아요. 특히 자연이 주는 것들이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