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성 / 1999년생 / 남해에서 나고 자랐다. 학업을 위해 타지 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고향에 머물고 있다.
Q1. 당산나무에 올리는 제사를 본 적이 있나요?
어릴 적에 딱 한 번 있어요. 보통 동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제가 어렸을 적에도 그 당시 이장님이 소복을 입고 동제를 지냈어요. 제사를 지내는 날은 이상하게 항상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주 어렸을 때 이후로는 직접 제사 때 가서 본 적이 없어요. 아무래도 중요하고 신성한 자리니까, 부모님도 어린 제가 제사에 나오기보다는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길 원하셨어요. 고등학교 이후로는 학업을 위해 마을을 떠나서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볼 기회가 없기도 했고요.
Q2. 어렸을 적 당산나무에 얽힌 특별한 기억이 있나요?
글쎄요. 제가 어렸을 적이나 지금이나, 당산나무는 항상 똑같은 모습인 것 같아요. 하나도 달라진 게 없어요. 아, 그런데 어렸을 때는 당산나무가 참 무서웠어요. ‘당산나무’라는 개념이 없었을 때는 그저 큰 나무라고만 생각했는데, 신성한 나무라고 어른들께서 하시니까 더 다가가기 어렵고, 혹시 제가 나무에 상처를 냈다가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그 나무 가까이에 잘 안 갔던 것 같아요. 간혹 당산나무 앞을 지나야 할 때는, 혼자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어렸을 적엔 그 나무가 나에게는 너무 큰 존재로 다가왔던 것 같다. 대신 아버지께서 당산나무 그늘 아래에서 라디오를 켜두고 그물 작업을 하는 것을 자주 보았던 기억이 있다.
Q3. 당산나무 할아버지께 빌었던 소원이 있나요? 그 소원은 이루어졌나요?
늘 할머니의 건강을 빌었어요. 어릴 적에 부모님은 늘 배타고 나가셔서 안 계셨거든요.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래서 언제나 할머니의 건강이 제겐 가장 큰 소원이어에요. 당산나무 할아버지가 소원을 들어준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할머니는 건강하셔요. 오래도록 그래주시면 좋겠어요.
Q4. 마지막으로, 당산나무는 본인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당연히 있어야 하는 존재? 늘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특별히 그 나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거나 크게 신경써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저 그 자리, 늘 같은 모습으로 서있으니까. 그런데 만약에 당산나무가 사라진다면, 허전할 것 같아요. 우리 마을에 꼭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는 거니까요. 꼭 마을의 중심이 비어버린 느낌이 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