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남해에서 리모트 워크 위크!
101호
뜰 소년
102호
혜민 동리
103호
경환 승규
유휴하우스 남해은모래
여름을 앞둔 지난 5월, 남해 유휴하우스에 1주일 동안 여섯 명의 입주자가 함께 리모트 워크 주간을 가졌습니다.
방으로 출근하고 거실로 퇴근하고 바다로 쉬러 가는 일상을 나누며 아침 일찍 빵을 굽고, 커피와 차를 내리고, 각자 일에 집중하며 일주일을 보냈죠. 해 질 무렵이면 해변에 캠핑 의자를 펴고 앉아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우드카빙이나 보드게임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일터와 삶터의 풍경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일상의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대도시에 삶의 기반을 두고 있는 유휴하우스 입주자들이 1주일 동안 남해라는 머나먼 섬에서 어떤 일상을 보냈고, 어떤 의미를 발견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일은 일 답게, 쉼은 쉼 답게"
유휴하우스의 아침은 생각보다 분주했어요. 따로 휴가를 내고 내려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각자 출근 시간에 맞춰 아침을 준비했죠. 소년은 방에 사무 공간을 마련하고 화상 회의로 업무를 시작했어요. 덕분에 함께 방을 사용하는 뜰은 거실로 출근했죠. 차와 관련된 일을 시작한 뜰은 하루를 가장 일찍 시작했는데, 정성스럽게 차를 우리고 매일 아침 일기를 썼어요. 혜민은 원격으로 미팅을 할 때는 방에서, 개인 작업을 할 때는 거실에서 일했어요. 휴식을 위해 내려온 동리는 아침마다 조깅을 나갔어요. 각자만의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년과 혜민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일하는 장소보다 일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평소에 어떻게 일을 하는지 상상해볼 수 있었죠. 서울에서 대면으로 일하는 것과 비교하여 남해에서 비대면으로 일하는 것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소년) 저는 서울에서도 주로 리모트로 일을 했어요. 서울에서 일할 땐 일하는 방 밖으로 잘 안 나가게 돼요. 리모트로 일할 때는 인터넷이 잘 되고 조용한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서울에서는 집 근처에서 이 조건에 가장 잘 맞는 곳이 집이거든요. 남해에서는 종종 근처 카페나 해변에 나가 일하곤 했어요. 유휴하우스에서 가깝기도 하고 사람이 적어 조용했거든요. 해변에 의자랑 노트북 하나 들고 나가서 산과 바다를 둘러보며 일을 하는 것은 꽤 리프레시 되는 경험이었어요. 로망을 현실에서 만난 것 같은! 정말 신기했던 건 해변에서도 공용 와이파이가 잡혀 온라인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거예요.
혜민) 저도 코로나 이후로 비대면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집 거실에서 유휴하우스 102호로 옮겨온 차이였어요. 그래도 숨을 돌리며 일을 할 기회가 많더라고요. 식사 시간이 되면 요리를 하고 중간중간 서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또 책상에서 동네 풍경이 보이고. 마음이 훨씬 유연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소년처럼 바다에 가서 일해볼 기회는 없어서 아쉽네요.
동리는 입주민 중 유일하게 아침에 조깅을 했어요. 유일하게 일을 가져오지 않고 쉼에만 집중해서 모두의 부러움을 샀는데, 남해에서 어떤 순간에 가장 쉼답게 쉬었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네요.
동리) 남해에 있는 동안은 매 순간이 쉼이었어요. 등산, 조깅, 수영은 일상에서 꾸준히 즐기고 싶은 쉼인데, 서울에선 이 모든 게 쉽지 않거든요. 조성된 공원 트랙 위에 사람 사이를 뛰거나, 꽤 멀리 이동을 하고 산을 올라야 해요. 바다수영은 어림도 없죠. 이곳 남해 유휴하우스에 와서는 제가 좋아하는 이 모든 것들이 가까이에 있었어요. 차가 비교적 다니지 않는 아침에 상주에서 송정 솔바람비치까지 19번 도로를 왕복으로 뛰는 코스는 (차가 다니는 도로를 뛰어야 해 살짝 위험하긴 하지만) 남해의 풍경을 눈에 담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을 두어 번 오르내리는 경사가 다이내믹해 몸과 마음이 모두 즐거웠어요. 그리고 바다수영! 가장 기억에 남는 쉼을 꼽으라면 은모래비치 바다 위를 나 홀로 유유히 떠다니던 시간이에요. 5월 초에 수영을 하는 기회는 흔치 않아요. 날도 좋아야 하고 몸과 마음에 여유도 있어야만 가능하거든요. 남해 바다를 혼자서 향유하고 온전히 즐기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어요. 올해 첫 바다수영을 남해에서 했으니 말 다했죠!
코로나로 인해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승규와 경환은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했어요. 저는 밤새 강의 자료를 만들고, 경환은 새벽까지 과제를 했는데 남해에 내려와서 오히려 일과 쉼의 경계가 없어진 게 아닌가요?
경환) 방으로 퇴근하고 거실로 출근하는 느낌이 오히려 좋았어요. 일과 쉼의 경계가 없어진 것 같아 보이지만, 오히려 한눈에 구분이 되는 것 같았어요. 방에 들어가 버리면 ‘쉼’ (웃음) 그리고 일하는 중에 문득 ‘아 저기 바다가 있지’하는 느낌이 좋았어요. 일터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 같은 것 같아요.
아침에 가장 먼저 일어나 매일 차를 내리며 일기를 쓰는 뜰의 일상도 인상적이었어요. 보통 일기는 하루를 마감하며 쓰곤 하는데, 하루를 시작하는 일기는 뜰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일기의 한 구절을 나눠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뜰) 아침 일기는 새로운 하루를 잘 가꿔가기 위한 저만의 리추얼이에요. 매일 아침 몸과 마음 상태를 관찰하며 기록으로 남기고, 전날 있었던 일을 회고하고, 되고 싶은 모습이나 바라는 하루에 대해 적어요. 그러다 보면 스쳐가는 단상을 기억에 남기게 되고, 제 마음이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지금의 상태는 어떤지 알아차리는 것에 도움이 돼요. 일기를 쓰다 보면 멍한 정신도 서서히 깨어나고, 충만감을 안고 하루를 시작하게 돼요. 남해에서 첫날 쓴 일기 일부를 공유해요!
'유휴 거실에 앉아 쓰고 있는데
창 너머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보인다.
아름다운 장면이다.
남해에서 지내는 동안
이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많이 만나고,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고,
열린 마음을 안고 돌아가야지.
열린 마음을 갖고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경험들을 꾸준히 쌓아가기를,
감사한 하루를 시작하자.’
"취향을 배려하는 음식준비"
유휴하우스에서는 식사를 하는 방식이 저마다 달랐어요. 아침이 되면 누군가는 차나 커피를 내리고, 직접 스콘을 굽거나 요거트를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일이 바빠 아침이나 점심을 거르는 분들도 있었지만, 저녁은 꼭 같이 준비해 먹었어요. 식사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각자의 취향을 알 수 있었어요.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채식하는 사람도 있었죠. 서로 배려하며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고 장을 보는 일상이 즐거웠어요. 마치 포트럭 파티를 하듯 각자가 먹고 싶은 요리를 하나둘 준비하다 보면 상이 가득 채워졌죠.
동리는 우유와 달걀도 먹지 않는 비건이에요. 덕분에 유휴하우스는 채식 요리가 많았었는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동리가 채식을 선택하고 동리와 혜민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동리) 채식하기 전까지는 음식과 요리는 저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주로 혜민씨가 요리하면 제가 정리하는 역할로 지내왔거든요. 채식을 시작하면서 먹는 것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 재료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만들어져서 우리 식탁까지 오게 되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직접 식재료를 고르고 요리해먹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요. 그게 가장 큰 변화예요. 비건 스콘을 굽고 두거트(두유 요거트)를 직접 해먹는 일상을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혜민) 바깥 음식을 먹을 때 가장 달라진 것 같아요. 이전에는 길거리에 나서기만 해도 먹을 수 있는 모든 선택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미리 알아보고 식당에 들어가서도 재료를 묻고 먹어야 해요. 바깥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으니 오히려 자유로운 선택지를 만들 수 있는 집에서 더 많이 먹게 돼요. 그래야 동리씨도 넉넉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거든요. 유휴하우스는 함께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해서 참 좋았어요.
전분 가루를 묻혀 튀긴 뜰의 두부 튀김과 올리브오일을 듬뿍 두른 소년의 파스타가 특히 인기가 많았어요. 평소에도 요리를 즐겨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휴하우스에서는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했나요?
뜰) 손님 접대용 음식보다는 집에서 먹던 가정식을 하고 싶었는데, 유휴하우스가 주는 특유의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화려하지도 허름하지도 않은 편안한 가정집 같은 공간, 각자 일하다 함께 모여 밥 먹는 생활- 모든 것들이 여행이지만 일상 같았거든요. 그래서 음식도 특별한 것보다는 편안한 음식을 나누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비건 요리! 아무래도 동리씨 덕분에 비건 메뉴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평소에도 육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성분표를 유심히 본 적은 없었거든요. 누구도 해치지 않으며 건강하고 맛있는 일상 요리를 하고 싶었어요. 남해에서의 경험 덕분에 지금도 비건 생활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소년) 일단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니 평소보다 좀 더 정성을 쏟게 되었던 것 같아요. 평소라면 일하는 중간에 먹는 식사는 대충 때웠을 텐데 이번 남해 생활에서는 대충 먹는 끼니가 하나도 없었어요. 한 편으로는 스페셜 한 요리보다 일상의 요리들을 하고 싶었어요. 스트레스받는 날엔 자극적이고, 특별한 걸 먹고 싶잖아요. 남해에선 굳이 요리로 사치를 부리지 않아도 충족감이 있었어요.
경환의 어머니께서 챙겨주신 반찬도 매 끼니 식탁에 올랐어요. 특히 연근조림이 너무나도 맛있어 레시피를 여쭤보기도 했죠. 남해에서 집 밥을 먹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아요.
경환) 처음에 어머니께는 반찬이 없어도 된다고 했어요. 직접 만들어 먹고 그런 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어머니께서 기어코 해주신 ‘피클’과 ‘연근조림’이 저는 익숙한데, 같이 계셨던 분들께서 너무 맛있게 드셔서 좋았어요. 그다음부터는 어머니께 많이 해달라고 했어요.
"틈만 나면 우드카빙"
서울에서 가구를 제작하고 있는 동리가 우드카빙 도구와 자투리 나무를 재단한 ‘블랭크’를 챙겨왔어요. 9시부터 6시까지 각자 열심히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뒤 테이블에 둘러앉아 나무를 깎았습니다. 다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마치 수행하듯 오롯이 나뭇결에만 집중하며 우드카빙을 했어요.
모두가 우드카빙을 좋아했지만, 특히 소년이 우드카빙에 가장 푹 빠진 것 같았어요. 해수욕장에 나가 나무 아래 캠핑의자를 펴고 우드카빙을 한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마지막 날 밤에는 벤치를 함께 만들었는데 유휴하우스에서 목공 경험은 어땠나요?
소년) 정말 남해에서 ‘방망이 깎던 노인’처럼 젓가락 깎는 소년이었어요. 목공 칼로 네모난 블랭크를 조금씩 조금씩 깎아 내어 젓가락 두 짝을 만드는데, 오랜만에 명료함과 단순함을 느꼈어요. 일할 땐 가끔 필요 이상으로 일이 복잡해지는 것 같은데, 나무는 내가 힘을 주는 만큼만 깎여 나가니까 생각이나 감각이 단순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목공의 매력에 빠져서 요즘 목공 클래스를 알아보고 있어요.
우드카빙 재료와 도구를 준비해 온 동리는 서울에서 가구를 만들고 있어요. 유휴하우스 거실에 동리의 의자가 있는데, 자신이 제작한 의자에 앉아 나무 깎는 법을 알려주는 경험이 누구보다 더 의미 있었을 것 같아요. 가구 제작자로서 유휴하우스에서 일주일을 어떤 마음으로 보냈나요?
동리) 유휴하우스에서의 일주일은 제가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면 목수로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를 짧게나마 경험해본 시간이었어요. 동네 사람들과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직접 만들고 나누는 모습을 상상했거든요. 그렇기에 함께 생활한 사람들이 제가 만든 의자에 앉아 자연스레 카빙 하는 장면은 너무 설레고 기뻤어요. 상상했던 이미지가 보였달까? 남해에서 만든 요거트 스푼을 팜프라의 나무에게 선물도 할 수 있어 그 또한 좋았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년과 함께 유휴하우스에 쓰일 벤치를 만든 일은 정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거예요.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 미리 나무와 기타 재료를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소년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내 무척 뿌듯하고 좋았답니다. 우리 다음에 방문했던 요한샘에게 벤치가 어땠는지 물었는데 딱 필요한 자리에 유용하게 잘 썼다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흐흐. 목수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혜민은 동리에게 가장 많은 가구를 구매한 클라이언트이기도 합니다. 혜민의 집에는 테이블, 의자, 소파, 책장, 화장대 등 동리가 만든 가구로 가득 채워져 있죠. 집에 원목 가구를 하나둘 장만하면서 일상의 어느 부분이 달라졌는지 궁금하네요.
혜민) 우리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집 밖에 잘 안 나가게 된달까. 테이블 위에서 밥 먹고 작업하고 자기 전에 책장에서 책을 골라 소파에 기대앉아 읽는 순간을 좋아해요. 이전에는 무언가 하는 공간은 집보다 밖이 좋았는데 지금은 무엇을 하던 집이 가장 좋아요.
"게임으로 마무리하는 하루"
남해는 밤이 되면 금방 어두워져 마땅히 할 게 없어요. 소년이 챙겨온 닌텐도 스위치와 보드게임은 유휴하우스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되었죠. 어떤 보드게임이 가장 재밌었나요? 이유도 함께 말해주세요!
소년) 라스베가스! 단순한 룰로 즐기는 짜릿한 역전승! (저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요.)
뜰) 텔레스테이션이요! 머리를 많이 쓰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좋았어요. 피곤한 날에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게임!
혜민) 라스베가스! 제가 했던 유일한 보드게임이기도 하고 제가 1등을 했거든요. 전 원래 게임에 약한데 결과가 좋아서 의아하고 신났어요. 과감하게 배팅한 결과를 바로바로 보고 점수도 획득하니까 쾌감도 장난 아니고요.
동리) 텔레스트레이션! 그림을 잘 그리기보다 문제의 포인트를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게 상대에게 생각지도 못한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갈 때 너무 웃겼어요!!
경환) 노래 듣고 맞추는 딕싯이요. 모르는 노래인데 듣고 있으면 감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속이는 게 진짜 재밌었어요.
경환은 인스타그램에 동리가 그려준 배트맨 그림과 함께 ‘어떻게 게임이 모두 재밌지? 고민해본 결과, 함께 게임을 한 분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남겼어요. 이후 ‘텔레스테이션’이라는 보드게임을 사서 동네작가 1기 입주자들과 함께 게임을 했죠. 반응이 어땠나요?
경환) 새벽 3시까지 게임을 했어요. 함께 한 작가님들도 너무 좋았어요. 근데 ‘텔레스테이션’이라는 게임에 대한 신뢰가 생겼어요. 다음에 또 유휴하우스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하면 100% 재미있을 것 같아요. 유휴하우스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좋은 것 같아요.
뜰은 지금은 애호당이라는 이름으로 차와 명상을 다루고 있어요. 뜰에게는 차와 함께하는 마인드풀 한 일상이 일종의 놀이로 느껴질 것 같은데, 뜰만의 놀이 방식이 궁금하네요. 유휴하우스에서 그린 그림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뜰) 마음을 고요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을 좋아해요. 남해에서는 아침마다 차를 마시고, 시간이 나면 바닷가에 가서 조개를 줍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관찰하기도 했어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놀이이자 일상이죠. 마음이 산란할 때는 고요하고 평온한 순간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는 취미가 있어요. 남해에서 산으로 둘러싸인 바다와 고양이들이 기억에 남아 그림으로 그려봤어요.
동리와 혜민은 서울에 있으면 보통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하나요? 유휴하우스에서 밤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네요!
혜민, 동리) 평소라면 서로의 하루가 어땠는지, 일은 어떤지 대화를 나누거나 각자 마무리를 하는데 남해에서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어요. 승규와 셋이 바다를 따라 밤 산책을 하기도 하고, 다 같이 영화를 보기도 하고, 늦게까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둘이 아닌 여럿이 하루를 마무리하면 이렇구나 공동체 생활을 엿볼 수 있어 매우 남달랐어요. 이렇게도 살아볼 수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