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남성 / 85년생 / 2019년 8월에 남해로 이주하여, 현재 상주면에 거주중
Q1. 서울에서 이주하셨는데, 원래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이었나요?
도시에 살 때는 인사를 안 하고 살았죠. 원래 인사를 잘 안하는데, 이 마을에서는 아는 사람이던 모르는 사람이던 인사를 하죠. 왜냐면 그런 문화니까요. 등산을 가면, 등산인 들끼리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게 하나의 문화인 것처럼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문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Q2.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이면,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모두 인사를 하나요?
일단 인사를 하고 보죠. 도시에서는 워낙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다보니,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잖아요. 종교를 포교하기 위해 일부러 인사를 건네며 접근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데 마을에는 외부인 들의 출입이 거의 없다보니, 길에서 마주치면 대부분 마을 사람이라고 여기고 먼저 인사를 건네요. 가끔 인사를 건네도 답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그럴 땐 마을에 놀러온 관광객이더라고요. 그분들은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하니 이상하다고 생각했겠죠?
Q3. 마을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면 보통 어떤 반응인가요?
잘 받아주시죠. 대부분 웃으면서 반겨주세요. 그만큼 서로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거겠죠. 인사를 먼저 건네는 저도, 그 인사에 웃음으로 화답하는 어르신들도 말이에요.
Q4. 마을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다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서요?
맞아요, 얼마 전 일인데요. 읍내에 차를 끌고 나갔다가 거의 집에 도착할 무렵에 앞집에 사는 할머니를 만났어요. 반가워서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려던 참에, 할머니가 가꾸시는 밭고랑에 한쪽 앞바퀴가 순간 빠져버렸어요.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잠시 정신이 팔린 거죠. 밭에 빠진 바퀴가 헛돌기만 해서 난감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5~6명 정도의 마을 어르신들이 나타나서 차를 둘러쌌어요. 평소에 잘 못 보던 어르신까지 나타나셨죠. 다 같이 차를 들어보려고 시도했다가, 결국 근처에 있는 긴 목재를 바퀴 아래에 덧대어서 밭에서 빠져나왔어요. 그러고선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선 순식간에 골목이 조용해져버렸는데,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Q5. 앞으로도 인사, 계속 할 건가요?
그럼요, 열심히 해야죠. 새로 마을에 살러 오시는 분들께도 인사를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인사를 주고 받다보면, 본인 스스로 즐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