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원: 구직자의 신분으로 방문했던 유휴에서의 삶 이후 2주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저는 현재 맥주 회사에 입사해 하이엔드 맥주 브랜드를 담당하게 되었죠. 한 밤에 들은 멋진 기타 선율과 바다를 보며 만든 위빙 작품, 드론으로 본 멋진 은모래해변의 모습, 롱보드의 관점에서 느낀 속도감 등 유휴에서 멋진 분들과 함께 보낸 몸과 마음이 행복했던 5일에 감사해요. 달리기 말고 걷는 것도 즐겁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던 유휴하우스와 동네작가 1기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해요.
튜나리: 속 깊숙하게 숨어있던 미처 알아 차리지 못한 나의 다양한 모습을 구석구석 들여다 보면서, 하나의 선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모습에서 다양한 선들을 계속해서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막연하게 쉼을 위해서 찾은 남해에서 진짜 쉰다는게 뭔지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모이는 그날까지 경험들 이쁘게 담고 있을게요.
수민: 남해에서 처음 듣는 새소리가 뭔지 찾아보고 모르는 꽃 사진을 찍어 검색해보면서, 제가 꽃과 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자전거를 타고 대뜸 못 가본 시골길로 들어서는 취미가 생겼어요. 풀꽃을 발견하고 새소리를 쫓아 가는 재미에 푹 빠져서 바빠도 예전처럼 마음이 무겁지 않아서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진규: ‘힐링’과 같은 감성 충만한 단어에 깊은 거부감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여행은 아내가 된 수민씨와의 시간을 제외하고 결혼 이후 우리 부부가 느낀 단연코 최고의 ‘힐링’이었어요. ‘힐링’이라는 단어만큼 맞아 떨어지는 적절한 단어를 고를 수 없는 저의 어휘능력에 자존심 상하지만 저의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인 것 같네요. 최고의 힐러가 되어주신 작가님들과 유휴하우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요.
진: 제가 스스로 ‘앞으로 다시 오지 않을 일주일’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만큼 잘 쉬었고 여운이 남네요. 매일 타는 지하철과 불이 꺼지지 않는 빌딩들에서 벗어나, 밤이 또렷한 상주마을에 머무르는 동안엔 바람소리 풀향기 하나하나에 예민했어요. 불빛 없는 해변에 누워 느끼는 감각들을 곱씹는 동안엔 정말 행복했어요. 쉬는 방법을 몰라 혼자 끙끙앓던 제게 이를 알려준 유휴 정말 감사해요. 유휴~
단도리: 궁지에 몰리거나 위기의 상황에 기지를 발휘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로 여유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도전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이번에 남해에서 새롭게 도전한 ‘드론’촬영처럼요. 비가 쏟아지던 날에는 ‘응 나에게는 내일이 있으니까’하고 편한 마음에 유휴로 다시 오기도 하고 새벽촬영 후에 낮잠도 충분히 잘 수 있었던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남해에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덕분에, 제 일상을 조금 더 풍성하게 기록하는 방법을 하나 더 터득한 것이죠. 감사해요. 유휴하우스!